[앵커]
아는 기자 아자, 정치부 배두헌 기자 나왔습니다.
Q1. 민주당이 결국 대법원장 후보자를 부결했는데요. 이번엔 똘똘 뭉친것 같아요?
네. 단일대오로 이 후보자를 낙마시켰습니다.
총 295명이 투표했는데, 반대가 175표, 민주당 출석 의원수 167명을 넘어섰습니다.
거의 다 반대표를 던졌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Q2. 오늘은 당론을 부결을 정했잖아요.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때는 당론 안 정했는데 이번엔 왜 한 겁니까?
기억하시겠지만 지난달 이재명 대표 체포 동의안, 이탈표가 30표 정도 발생했고 가결됐었죠.
그 트라우마가 이번에 부결 당론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로 꼽힙니다.
취재를 해보니 오늘 본회의 직전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 홍익표 원내대표가 당론으로 가자, 단결된 모습을 보여주자 호소했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이 민주당 비명계 의원들을 설득해보려고도 했다던데, 민주당 지도부, 이번엔 소수 이탈표도 막아야한다는 의지가 강했던 겁니다.
비명계도 이균용 후보자에 대한 반감이 컸던데다, 친명계 공격의 빌미를 줄 필요는 없다고 봤습니다.
Q3. 그래도 이탈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라고요?
재미있는 사진이 하나 찍혔는데요.
민주당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의 수첩인데, 확대해보니 김남국, 박완주, 윤미향 등 민주당 출신 무소속 의원들 이름이 쓰여있죠.
표결 결과를 보고 이탈표가 있는지 계산하는 모습입니다.
야권 전체로 계산을 해보면, 민주당 167명, 당론으로 부결을 결정한 정의당 6명, 민주당 출신 무소속 의원 등이 총 180명인걸 감안하면, 반대표가 175표 니까, 범야권에서 5명 정도 이탈한거죠.
물론 무기명 투표로 진행된 만큼 누가 어떤 표를 던졌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Q4. 여당에선 사법부 공백 우려가 크다고 하잖아요. 실제 공백이 있는 거에요?
대법원장이 없다고 모든 재판이 미뤄지는건 아닙니다.
다만, 양심적 병역거부, 한일 강제징용 사건 등 기억이 날 정도로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들은 전원합의체가 열리는데 대법원장이 없으면 열리기가 어렵습니다.
또 대법원장이 인사권을 갖고 있는 법관들 인사도 차질이 불가피합니다.
민주당도 이를 의식한 듯 사법공백 책임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Q5. 이런 역풍을 알고도 부결시켰다,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영장 기각 이후 거침없는 느낌도 있어요?
네. 이 대표 영장 기각 이후 기세가 등등해진 건 사실입니다.
민주당은 후임 대법원장 후보자로 부적격자를 지명한다면 제2, 제3도 다 부결시킬 거라는 말도 했었고요.
고 채 상병 사망 사건 특검법을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지정하기 위해 민주당이 단독 처리에 나섰는데요.
표 수가 부족하다는 소식에 병원에 입원해있던 이재명 대표, 택시를 타고 국회로 출동했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택시에서 내리는 모습부터) -오늘 표결에 참석하시게 된 계기? =... -당무일정 복귀는 언제쯤할 계획?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오늘 민주당의 의석수를 앞세운 연이은 행보에 이렇게 반박했습니다.
[한동훈 / 법무부 장관]
"범죄 혐의자 측에서 영장한번 기각됏다고 기세등등하게 법 집행 책임자 공격하는 것에 대해 국민이 좋게 보진 않을 겁니다. 다수당의 힘으로 남 눈치 안보시고 국민 눈 신경 안쓰시고 하시고 싶은거 다 하시니까."
Q6. 여권에서는 야권이 대법원장 부결 시킨 게 이재명 대표 재판에 영향주려는 거라고 주장하던데, 실제로 영향이 있나요?
사실 대법원장이 일선 재판에 관여하지는 않기 때문에 아직 1심 단계인 이 대표 재판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어 보입니다.
다만, 판사들 분위기를 취재해보니 상당수 이번 사안을 '사법부 길들이기' 차원으로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
부결이 35년 만의 흔치 않은 일인데다, 야당이 당론으로 부결을 시키면서 국회가 실력행사를 했다고 보고,
한 부장판사는 나쁜 선례가 남았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Q7.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민주당의 힘을 앞세운 행보에 영향을 미치겠죠?
물론입니다.
민주당이 승리한다면, 이 대표 영장 기각 이후 거침없는 수위가 더 높아지겠죠.
다만 민주당 일각에서는 강서 보궐선거 승리로 자신감을 얻은 지도부가 거대 야당의 입법 독주 프레임에 또 한번 빠질 경우 내년 4월 총선에 악영향을 미치는게 아니냐, 이런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아는 기자였습니다.
배두헌 기자 badhoney@ichannela.com